트렌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는 오늘날의 급변하는 세상에서 패스트 패션(fast-fashion) 산업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렴한 의류와 빠른 스타일 수정의 표면 아래에는 어두운 비밀이 있습니다. 이 산업의 환경 영향은 엄청납니다. 이러한 패스트 패션(fast-fashion) 산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커지고 있는 환경 영향을 막고자 EU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섬유 폐기물의 지속 가능한 관리를 지원하고 섬유 제품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책임을 생산자에게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채택한다고 지난 5일 발표했습니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섬유 소비는 음식, 주택, 교통수단 다음 네 번째로 기후 변화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며 수질과 토양 오염 및 온실 가스 배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EU 집행위원회 산하 환경위원회는 의류 업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지속가능한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향후 섬유 제품 생산자들이 제품이 수명을 다한 이후 처리 과정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류 폐기물 처리 관련 프레임워크에 생산자책임제도(EPR)의 내용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패스트 패션(fast-fashion)계 ESG 논란의 중심, ‘쉬인(Shein)’
쉬인(Shein)은 평균 가격 1만 2000원의 옷을 내놓는 중국의 패스트패션 기업입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해 유행에 맞는 의류를 재빠르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편리함은 누군가의 불편함이듯, 쉬인은 강제 노동 의혹과 환경 오염 문제로 인해 꾸준히 비판받아 오고 있습니다. 쉬인을 비판하는 주된 논지는 강제 노동 의혹과 환경 오염이었습니다.
스위스의 시민 단체 ‘퍼블릭 아이(Public Eye)’는 2021년 직접 조사관을 파견해 쉬인의 하청 업체 실태를 보고서로 펴냈습니다. 일부 작업 공간에는 창문과 비상구조차 없었으며, 광저우의 봉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75시간을 일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빠른 생산 속도를 맞추기 위한 누군가의 대가인 것 입니다. 대량 생산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21년 쉬인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630만 톤으로, 그중 99퍼센트는 제조와 유통을 포함하는 공급망 단계에서 발생하였습니다.
매초마다 발생하는 트럭 한대 분량의 의류 폐기물
Global Fashion Agenda와 Boston Consulting Group이 2019년 발간한 "Pulse of the Fashion Industry" 보고서에 따르면 아래 보이는 그림과 같이 의류를 사용한 후에는 의류에 사용된 총 섬유 투입량 중 거의 모든 섬유의 가치가 손실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의류에 사용되는 총 섬유 투입량 중 87%가 매립 또는 소각되며, 이는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기회 손실에 해당하게 됩니다. 의류 시스템에 투입되는 소재의 73%는 최종 의류 사용 후 손실되고, 10%는 의류 생산 과정(예: 자투리)에서 손실됩니다. 또한, 수거 과정에서 2%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전체적으로 매초마다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의 섬유가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이러한 막대한 가치 손실 외에도 의류 폐기에는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뉴욕시에서만 매년 2천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여 섬유를 매립 및 소각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이 의류 폐기물이며 매년 의류 및 가정용 섬유 매립으로 인해 영국 경제에 미치는 비용은 약 8,200만 파운드(1억 8,800만 달러)로 추정됩니다.
의류업계로 확장되는 생산자책임제도(EPR)의 칼날
이처럼 저조한 섬유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EU 집행위는 폐기물에 대한 처리를 생산자의 책임으로 규정하는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시스템의 범위를 의류 업계에까지 확장한 것입니다. EPR 시스템은 이미 포장재 및 전자 업계에는 도입된 것으로 이번 개정안은 EU 집행위원회에서 지난해 발표한 섬유 부문의 지속가능성 및 순환성 전략(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의류 폐기물에 포장재 및 전자 업계와 유사한 수준으로 EPR 시스템이 도입되면 의류 생산 기업들은 섬유 폐기물 관리 비용을 부담하고, 섬유 부문의 환경 관련 성과에 따라 비용을 조정받게 될 것으로 ESG투데이는 전망했습니다.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의 Executive Vice-President인 Frans Timmermans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직물과 맺은 낭비적인 관계는 세상을 오염시킵니다. 과도한 양의 물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자연을 해치며 전 세계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을 촉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생성된 섬유 폐기물에 대해 생산자에게 더 강력한 책임을 지도록 요구할 것입니다.”
이어서 기업에서 부담한 관리 비용은 폐기물의 수집·분류·재사용 및 재활용 기술 부문에 투입해, 섬유 부문의 순환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EU 집행위원회는 덧붙였으며, 이는 섬유 제품의 수입 정책과도 연결된됩니다.
EU는 향후 프레임워크가 시행되면 패스트패션 기업의 불법적인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칙을 적용하고,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한다는 증거를 제시해야만 EU 내로 수입을 허가할 계획임을 밝혀 지속 가능한 전체 공급망 차원에서의 패스트 패션(fast-fashion) 업계의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