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orningzettelkasten입니다.
2020년 3월 청소년들이 처음 제기한 아시아 최초의 '기후 헌법소원' 결정이 4년 5개월만인 지난 8월 29일 일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이번 헌법불합치 판결은 국가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워두지 않은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이었습니다.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의 범위에서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2031년부터 2049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지 않은 것이 과소보호금지원칙과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입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2026년 2월 28일까지 2031~2049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내용을 반영해 탄소중립기본법을 개정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탄소중립법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히스토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국제적 관점(Climate Action Tracker*)에서의 한국의 NDC 국내감축 목표를 바라보는 시각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Climate Action Tracker는 국제 협약,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파리 협약의 목표인 "온난화를 2°C 이하로 유지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 조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독립적인 과학 프로젝트(출처: 위키백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대한민국의 탄소중립기본법은 2021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여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하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1. NDC 수립 및 변경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15년 6월에 '30년 BAU*(851백만톤)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7% 감축하는 목표로 최초로 수립된 이후, '18년 7월 국내 감축 규모를 확대**하고 해외 감축량을 축소 조정하는 실질적인 감축 강화를 위한 「2030 NDC 달성 기본 로드맵」이 수정되었습니다.
* BAU(Business As Usual, 배출 전망)란, 추가적인 감축 노력을 하지 않고 현재 추세로 지속될 때 예측되는 미래의 온실가스 전망치
(참고) 예상 배출량 산정 방법 ① 배출량 선형추세, ② 배출량 증감률, ③ 원단위 분석, ④ 회귀분석, ⑤ 과거연도 평균, ⑥ 최근연도 적용
** 국가 감축목표 BAU 대비 37% 중 국내 감축 확대(25.7%p → 32.5%p : 6.8%p 감축 증대)
'18년 NDC 변경 이후 '19년 12월에 한번 더 2030 NDC 수정이 이루어지게 되는데요, 감축목표 표기법 변경 및 온실가스 감축 의지 명확화를 위한 이유였습니다. 임의 변동 가능성이 있는 BAU 방식 대신에 고정불변하는 절대치 방식(ACA*)으로 당초 '30년 BAU 대비 37% 감축에서 '18년 배출량 대비 26.3% 감축으로 변경하여 '20년 12월에 UN 제출되었습니다.
*ACA(Absolute Contraction Approach, 절대량 감축 방식)
2. 2030 NDC 상향 추진
'20년 10월 2050 탄소중립 선언 후속 조치로 '21년 4월 한국은 2030 NDC 상향계획을 국제사회에 발표하게 됩니다. 따라서 NDC 상향안 마련을 위한 기술작업반 운영 및 관계부처 검토 진행(~'21.8)을 통해 「탄소중립기본법」에서 NDC 최소 기준인 '18년 대비 35% 이상 감축 기준(법 제8조제1항)이 설정되게 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 약칭: 탄소중립기본법 )
제8조(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①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35퍼센트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이하 “중장기감축목표”라 한다)로 한다.
3. 2030 NDC 상향안, '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
2030 NDC 상향 추진을 통해 설정한 NDC 최소 기준인 '18년 대비 35% 이상 감축 기준 설정 이후, 「탄소중립기본법」 입법 취지 및 국제 동향 등을 고려한 NDC 상향안이 '21년 10월 마련되어 배출정점을 기록한 '18년 배출량(727.6백만톤) 대비 40%(291백만톤)감축 목표를 통해 '30년 436.6백만톤 배출 목표량이 결정될 수 있었습니다.
Climate Action Tracker를 통해 바라본 한국의 NDC 국내감축 목표 →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
Climate Action Tracker*는 현 정책에 따른 2030 년 배출 전망치를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Climate Action Tracker, 2023.07.17). 이는 각국의 기후 행동이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이루어질 경우 지구온난화의 수준은 4°C 를 넘어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Climate Action Tracker는 국제 협약,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합의된 파리 협약의 목표인 "온난화를 2°C 이하로 유지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 조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독립적인 과학 프로젝트
아래 그래프는 Climate Action Tracker가 분석한 한국의 형평성 범위입니다. 옅은 연두색 부분은 1.5°C 목표에 부합하는 범위이며, 노란색 부분은 2°C 준수, 주황색은 ‘불충분’ (2-3°C 상승폭에 해당), 붉은색은 ‘매우 불충분,’ 회색은 ‘심각하게 불충분’ 범위(4°C 초과)를 나타냅니다.
Climate Action Tracker 는 ‘공정(fair)’의 다양한 해석을 통해 서로 다른 NDC 를 비교하는 방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접근법은 과거의 2°C 목표와 파리협정의 1.5°C 목표에 상응하는 연구가 도출한 결과를 고려하며, 가능한 모든 종류의 관점과 장기 온도 목표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포괄적으로 반영합니다.
2026년 2월 28일 시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 개선입법
이번 판결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의 일부를 헌법 불합치로 판단한 것은, 정부가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점이 국민의 환경권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법률적 차원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정부의 책임성과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 정부는 이번 판결을 기반으로 2031년 이후의 장기적인 감축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후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과 목표 상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명확합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정책적 의지,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2026. 2. 28.을 시한으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구체적 수치와 규범적 체계 및 방식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입법적 조치가 가능할 것이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점까지 점진적 감축이 가능한 법률과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에 대한 환경적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 협약상 전진의 원칙에 따라 기존보다 강화된 목표치를 설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국내 산업계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도 그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탄소중립법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해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히스토리와 2031년 이후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향후 기후 리더로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국제적 관점(Climate Action Tracker)에서의 한국의 2030 NDC 국내감축 목표를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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